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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통법 때문에 주말 반납! 자격증 `열공`!!소송 안당하려면, 자격증은 PB필수품
지난 21일, 주말인데도 우리은행 대강당은 1000여명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거렸다.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파생,부동산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 때문이다.
사이버 강좌는 물론 은행에서 직원들을 불러모아 `족집게 특강`을 펼칠 만큼
은행과 직원 모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이날 강좌는 신청자들이 몰려 조기마감되기도 했다.
이종휘 행장이 강의장을 직접 방문해 격려할 정도였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도 같은 날 본점에서 대규모 집단교육을 실시했고
이번주말에도 개최할 계획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20일째, 자격증 취득 열풍이 불어닥친
여의도 증권가와 마찬가지로 은행권도 비상이 걸렸다.
"이제 파생,부동산펀드 자격증이 없으면 PB센터는 기웃거릴 수도 없다"
어느 지점에서나 어떤 펀드라도 예금 상품 팔듯이 펀드를 팔던 시대는 지났다.
자통법 시행으로 오는 5월부터는 신설된 파생상품펀드투자상담사와
부동산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특별자산펀드는 교육과정 이수로 대체)을 따야
모든 펀드를 판매할 수 있다.
예전에는 증권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만 있으면 모든 펀드를 판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펀드만 가능하다.
금융권에서 취급하는 모든 펀드를 팔려면 자격증이 4개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펀드 판매 인원도 제한됐다. 출장소 등 소규모 점포는 펀드 판매가 힘들어졌고
각 지점마다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직원도 전체 직원 수의 50%를 넘지 못한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내달 8일 실시되는
첫 자격증 시험에 응시한 인원만 6만여명에 달한다.
일반 펀드 외에 고수익, 고위험 펀드를 판매해온 PB센터는 `설상가상`이다.
펀드상담 시간만 고객 1명당 1시간에 달해 가뜩이나 번거로운데다
전 직원의 자격증 보유가 필수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PB센터장은
"PB센터 직원들은 주말을 반납하는 것도 모자라 자격증을 따느라 정신이 없다"며
"요즘 각 지점마다 최대 현안이 직원들 자격증 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각 은행에선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면서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금융연수원 등에서 진행하는 자격증 취득 강좌비를 지원하고 교재비도 제공한다.
각종 시험 응시료를 전액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은행 자체적으로 시험대비반을 운영하기도 한다.
주말 강좌에 참가했던 한 은행 직원은
"아침부터 나와 저녁까지 휴일 내내 강의를 들으며 고생했지만
달라진 규정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파워인컴펀드 사건처럼 은행이 곤혹스럽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이제 은행도 좋은 시절은 다 지난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불똥은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파생상품에까지 튀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리상한부 대출` 상품인 `금리안심파워론`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한이 있는 대신 가입시 일정 수준의 비용(옵션프리미엄)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게 파생상품의 성격을 갖고 있어 예전과 달리 자격증이 있어야만 판매가 가능하다"며
"가뜩이나 가입실적이 저조한데다 자격증 보유자만 팔수 있다보니
아예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중금리가 치솟자 각 시중은행들은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사전에 약정된 이자면 내면 되는 금리상한부 대출 상품을 앞다퉈 판매했다.
자통법 시행으로 각 영업점에선 고객들의 따가운 항의도 많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액 자산가인 노인들의 경우 투자성향을 작성해보면
대부분 안정형으로 나와 투자상품을 권유할 수가 없다"며 "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려면 확인서를 써야한다고 했다가 `당신들 책임만 회피하려고 이딴걸 쓰라는거냐`는
핀잔만 들었다"라고 토로했다.
5단계로 구분된 투자성향을 작성해보면 투자형으로 분류되는 고객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럴 경우 고객들은 `위험도 높은 금융상품 가입확인서`, `파생상품 투자확인서`등을
일일이 작성해야 투자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상담시간만 1시간을 넘기 일쑤다. |
